영국의 작가이자 공군 파일럿이었던 로알드 달은 열정적인 사진작가이기도 했습니다. 사진작가들이 직접 암실에서 인화 작업을 하던 시절, 그는 수백 장의 사진을 모았습니다. 훗날 이 사진들은 그가 했던 여행의 세밀한 기록이자 그의 인생 여정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수단이 됐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는 사진보다 자신의 기억이 훨씬 생생하다면서, 수많은 사건과 경험을 있는 그대로 포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건과 경험은 찰나의 이미지나 몇 마디의 단어만으로는 그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언어는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사진은 빛이 바랩니다. 그러나 어떤 기억은 달의 말대로 결코 희미해지지 않습니다. 이것들은 우리의 머리 속에 생생히 남아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불기둥처럼 활활 타오릅니다. 이 경험들은 우리 과거의 풍광 위로 영원히 그 모습을 드리우며 우리의 삶을 그 경험 이전과 그 이후로 나눕니다.

제가 로타리를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보냈던 지난 한 해도 이러한 은유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1년은 제 삶을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누며 제 기억 속에 생생히 자리 잡은 채 아마도 영원히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을 것입니다.

지난 12개월을 돌이켜보면, 마치 만화경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 하루 또 하루, 한 주 또

한 주가 제 눈앞에 펼쳐집니다. 심장 수술을 받은 자녀의 침상 곁을 노심초사하며 떠나

지 못하던 인도 찬디가르 주의 어느 부모, 지진의 참상을 딛고 재건된 마을에 나부끼던

밝은 색상의 네팔 국기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의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집전하는

특별 미사에 참석했을 때 느꼈던 경외감… 전에는 만나지 못했던 수많은 나라의 수많은

친구들, 로타리 형제자매들과 함께했던 즐거운 모임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국제로타리 회장으로 봉사한다는 게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를 결코 이미지나 말로는 전부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 경험은 제 기억 속에서 영원히 활활 타오를 불기둥입니다. 수천 개의 이미지와 수천 개의 기억들, 그리고 수천 개의 감정이 한데 엉켜 하나의 거대한 모자이크를 이룹니다. 바로 여러분의 손으로 이룩한 밝고 영화로운 작품입니다.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이 위대한 단체의 일원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로타리는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며, 운이 바닥까지 떨어진 사람들을 다시 일

으켜 세웁니다. 로타리는 우리가 세상에 선물이 되게 하는 동시에 그 자체로도 이미 많

은 이들에게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