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연스러운 재해

저는 12월에 열리는 유엔 기후정상회의(COP28)에 참석합니다. 그곳에서 ‘기후’와 ‘정신 건강’이라는 두 가지 글로벌 위기에 대해 연설할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언급했듯이 기후 변화는 우리의 거주지와 생계에 피해를 줌으로써 정신 건강을 위협합니다. 또한 재해로 인한 정서적 고통은 

회복과 재건을 어렵게 만듭니다.

로타리의 파트너인 쉘터박스는 약 100개국 250만 명 이상의 이재민들에게 긴급 피난처, 필수 생필품, 기술적 지원을 제공해 온 국제 재해구호단체입니다. 

저는 이번 달 회장 메시지 지면을 쉘터박스의 CEO 산지 스리칸탄과 나누고 싶습니다.

R. GORDON R. MCINALLY

President, Rotary International

재해로 고통받는 지역사에서 일하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자연’재해라는 표현이 재해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없다는 위험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오해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행동마저 멈추게 합니다. 따라서 이 말은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재해를 자연적인 것으로 규정할 때, 우리는 자연과 인간 행동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지진, 쓰나미, 화산 폭발, 태풍, 가뭄, 홍수 등은

지구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사람이나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 재해가 됩니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 주택의 유형, 정치적 불안정과 같은 인적 요인들이 재해의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재해는 구조적인 불평등이 존재하기에 일어납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은 자신을 보호할 수단이 거의 없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할 수 없는 빈곤에 처한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재앙을 자연재해라는 말로 규정함으로써 취약한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는 물론, 어려움에 처한 지역사회에 더 심각한 피해를 가져오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불안정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쉘터박스는 자연재해 대신 재해라는 말을 쓰거나, 이상기후, 지진과 같은 보다 구체적인 명칭을 사용합니다.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재해에 정확한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악순환을 끊는 데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래야만, 재해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고, 투자, 자원 제공, 선제적 조치를 통해 지역사회를

보호하며, 보다 정의롭고 공평한 미래를 열 수 있습니다. 재해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이제 자연재해라는 말을 머리에서 지워주세요,

-산지 스리칸탄 쉘터박스 CEO -